편의점 신상 코너, 사실은 광고판이었다
퇴근길에 들른 편의점, 진열대 절반이 낯선 포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투바투 얼굴이 박힌 쿠키 옆에 노티드 도넛이 나란히 놓여 있고, 그 옆엔 익숙한 분식집 로고가 찍힌 떡볶이컵이 있었다. 신상 코너가 아니라 무슨 팝업 매대 같았다.
편의점 진열대,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번 달에만 GS25·CU 두 곳에서 나온 신상이 열여섯 개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이름 있는 브랜드나 캐릭터를 빌려온 협업 상품이었다.
하림이 만든 사골쌀라면, 아딸 간판을 단 짜장떡볶이, 해태 영양갱의 팥빙수 버전까지 —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본 이름들이 죄다 편의점 매대로 옮겨왔다. 신상 코너인지 브랜드 전시회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신상이라고 부르기엔 좀 이상하지 않나. 이미 있는 브랜드를 데려다 포장만 바꾼 걸 신제품이라 부르는 게.
콜라보가 이렇게까지 쏟아지는 이유
편의점 매장 수는 전국에 5만 개가 넘는다. 이만한 광고판을 따로 사려면 얼마가 드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 콜라보 하나 얹으면 그 매대가 그대로 광고판이 된다.
편의점이 기업들의 오프라인 광고 경쟁터가 된 배경을 짚은 글을 보면,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마케팅이 위축되면서 편의점이 최적의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편의점은 자릿세를 받고, 브랜드는 그 자리에서 노출을 가져가는 거래다.
비용은 편의점과 제조사가 나눠 지고, 브랜드 이미지는 협업 상대가 그대로 가져간다. 나쁜 장사는 아니다.
💰 핵심 정리
콜라보 신상은 신메뉴가 아니라 광고 상품에 가깝다.
협업 상대는 늘 이미 유명한 브랜드나 팬덤이다
가격은 비슷한 일반 상품보다 낮지 않다
유통기한·재고 부담은 협업 상대가 아니라 편의점과 제조사가 진다
가격표를 뜯어보면 보이는 계산
이번 달 나온 협업 상품들을 한 줄로 세워봤다. 가격만 놓고 보면 그림이 좀 다르게 보인다.
| 제품 | 가격 | 협업 상대 | 계산의 성격 |
|---|---|---|---|
| 투바투 별모아쿠키별 | 3,500원 | 투바투(TXT) | 팬덤 굿즈형 |
| 노티드 복숭아 요거트 도넛 | 3,500원 | 노티드 | 브랜드 신뢰 임차형 |
| 아딸 통계란짜장 떡볶이 | 4,300원 | 아딸 | 기존 메뉴 이식형 |
| 하림 사골쌀라면 | 1,500원 | 하림 | 제조사 OEM형 |
| 해태 영양갱 팥빙수맛 | 900원 | 해태(자사) | 시즌 리커버형 |
가장 흥미로운 건 아딸 떡볶이다. 편의점이 직접 개발한 신메뉴가 아니라, 이미 검증된 맛집의 레시피를 그대로 사 온 거다.
유망주를 키우는 대신 이미 검증된 선수를 영입하는 셈법과 똑같다. 실패할 확률을 돈으로 지운 거다.
노티드·투바투 쪽은 결이 다르다. 맛보다 이름값을 파는 쪽에 가깝다. 도넛 두 개에 3,500원이면 동네 빵집보다 싸지도 않은데, 포장에 로고 하나 찍혔다고 줄을 선다.
싼 게 아니다. 익숙한 이름값을 얹어 파는 거다.
그래도 콜라보가 다 나쁜 건 아니다
여기서 하나는 인정해야 한다. 협업 상품이라고 다 껍데기만 바뀐 건 아니다. 아딸 떡볶이처럼 레시피가 통째로 넘어온 경우는 맛 차이가 분명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매번 다른 이름이 걸리니 매대 구경하는 재미는 확실히 있다. 나도 노티드 도넛 나오면 결국 산다. 이 글 쓰면서도 사 왔다.
다만 이걸 '혁신적인 신제품'으로 포장하는 건 다른 얘기다. 그날그날 진열대가 화려해 보이는 것과, 그게 정말 새로운 걸 만들어낸 건 별개다.
결국 콜라보는 신제품이 아니라 광고 계약이다
편의점은 매대를, 브랜드는 이름값을 빌려주고 서로 리스크를 나눠 가진 것뿐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콜라보 상품은 맛도 실제로 다른가, 포장만 다른가?
A. 사례마다 다르다. 아딸 떡볶이처럼 기존 브랜드의 레시피를 그대로 들여온 경우는 맛 차이가 뚜렷하고, 캐릭터·굿즈형 협업은 기존 인기 메뉴에 포장만 바꿔 얹는 경우가 많다.
Q. 편의점 콜라보 상품 가격은 일반 상품보다 비싼가?
A. 눈에 띄게 비싸진 않지만 딱히 싸지도 않다. 같은 카테고리 일반 상품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이 대부분이다.
Q. 콜라보 상품은 유통기한이 짧다는 게 사실인가?
A. 한정판 성격이 강한 제품일수록 생산 일정이 짧게 잡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제품군마다 다르므로 구매 시 포장의 소비기한을 직접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다음 주 신상 코너에도 새 이름이 하나 더 붙을 거다. 그때도 같은 계산인지, 매대 앞에서 한 번 더 뜯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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