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인데 왜 40인 로스터 전원을 안 올릴까
40인 로스터라는 계산
룰5 드래프트가 뭐길래 다들 신경 쓰나?
매년 겨울, 40인 로스터에 못 들어간 마이너리그 선수를 다른 구단이 그냥 데려갈 수 있게 하는 제도임. 원래 목적은 좋은 선수가 한 구단 마이너에서 만년 썩는 걸 막자는 거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각 구단이 "이번 겨울에 누구를 지켜야 하나" 계산기 두드리는 시즌으로 바뀜. 유망주 입장에서는 자기 미래가 걸린 문제인데, 정작 본인은 그 계산에 낄 자리가 없다는 게 좀 씁쓸함.
이름부터 좀 삭막함. "드래프트"라고 하면 신인 뽑는 화려한 행사를 떠올리기 쉬운데, 이건 정반대임. 이미 몇 년씩 마이너에서 구른 선수를 대상으로, 원 소속팀이 "이 정도면 굳이 안 지켜도 되겠다"고 판단한 결과물을 다른 팀이 주워가는 구조에 가까움.
40인 로스터에 못 들어가면 어떻게 되나?
40인 로스터는 메이저 계약을 맺은 선수 전체 풀임. 여기 못 들어간 유망주는 룰5 드래프트 대상이 되고, 다른 구단이 지명하면 그 팀 소속이 돼버림. 대신 지명한 팀은 그 선수를 다음 시즌 내내 메이저 활성 로스터에 묶어둬야 함(부상자 명단 예외는 있음). 못 지키면 원래 팀에 돌려줘야 하는 조건도 있음. 그러니까 구단 입장에서는 "쓸 자신 없으면 함부로 뽑지 마라"는 안전장치가 걸려 있는 셈.
보호 마감일은 언제인가?
매년 11월임. 정확한 날짜는 시즌마다 조금씩 다르게 잡힘. 이 날짜까지 구단은 지키고 싶은 유망주를 40인 로스터에 올려야 하고, 그 자리를 만들려고 다른 선수를 방출하거나 트레이드하는 일이 이맘때 몰려서 벌어짐. 팬 입장에서 보면 11월에 갑자기 낯선 이름들이 40인 로스터에 추가됐다는 뉴스가 뜨는 이유가 이거임. 평소엔 관심도 없던 더블A 선수 이름이 갑자기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것도 이 타이밍임.
이렇게 로스터 자리를 아끼는 진짜 이유는 뭔가?
단순히 룰5 때문만은 아님. 40인 로스터 자리 하나하나가 다 돈이고 서비스타임 계산이기도 함.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 사장이었던 케빈 매더가 한 로터리클럽 행사에서 "켈러닉을 트리플A에서 한 달 더 채우게 한 뒤 콜업하겠다"고 말한 영상이 유출된 적이 있음. 사실상 프리에이전시 시계를 늦추겠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인데, 이 영상 하나로 2주 만에 사장 자리에서 내려옴. 구단들이 로스터·콜업 타이밍을 얼마나 계산적으로 다루는지 보여주는 사례임. 이 발언 이후 선수노조 쪽에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을 정도로 파장이 컸음.
2014년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비슷함. 조지 스프링어가 7년 2300만 달러짜리 연장 제안을 거절하자, 개막 로스터에서 빼고 시즌 첫 14경기 동안 마이너에 묶어뒀음. 이 정도면 유망주 랭킹이 왜 그렇게 자주 흔들리는지도 좀 이해가 감 — 실력보다 계약서 타이밍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거.
그럼 실제로 뺏긴 선수는 없나?
있음. 심지어 스타가 된 케이스도 있음. 로베르토 클레멘테가 1954년 다저스 마이너에 있다가 피츠버그에 룰5로 뽑혀 간 게 야구 역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례고, 요한 산타나도 룰5를 거쳐 트윈스로 넘어간 뒤 사이영상급 투수가 됐음. 다만 이런 구체적인 계약 연도·세부 조건까지는 이번 조사로 다 확인하지 못해서, 정확한 디테일은 각 선수 기록을 따로 찾아보는 걸 추천함. 이런 사례들 덕분에 룰5가 그냥 잉여 인력 처리 제도가 아니라, 가끔은 로또도 되는 제도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임. 다만 확률로 따지면 로또 쪽에 훨씬 가까움.
지명한 팀이 못 버티면 어떻게 되나?
지명 팀이 그 선수를 시즌 내내 메이저 로스터에 못 두면, 웨이버를 거쳐 원래 팀에 돌려줘야 함. 그래서 실력이 어중간한 선수를 룰5로 뽑는 건 도박에 가까움. 아예 못 버틸 것 같으면 처음부터 안 뽑는 게 낫고, 뽑았으면 무조건 시즌 내내 메이저에 데리고 있어야 하니 벤치 한 자리를 통째로 걸어야 함. 이런 위험 부담 때문에 매년 실제로 지명되는 인원 자체는 생각보다 많지 않음. 그래서 룰5로 뽑혔다는 것 자체가, 그 팀이 벤치 자리 하나를 걸 만큼 확신했다는 뜻이기도 함.
그래서 나는 뭘 보면 되나?
11월 40인 로스터 발표 시점을 캘린더에 표시해두는 게 제일 확실함. 이때 새로 이름이 올라오는 선수가 그 구단이 진짜 미래를 걸고 있는 유망주임. 반대로 유망주 랭킹 사이트에서 늘 상위권이던 이름이 이 명단에 안 보이면, 그것도 나름 신호임. 랭킹만 믿지 말고 로스터 명단을 같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음. 유망주 랭킹은 어디까지나 스카우팅 리포트고, 40인 로스터는 그 구단이 실제로 지갑을 여는 순간이라는 차이가 있음.
정리
룰5 드래프트는 결국 "누구를 지킬 돈과 자리가 있느냐"의 문제고, 유망주 콜업·방출 타이밍도 서비스타임 계산과 떼어놓고 볼 수 없음. 화려한 랭킹보다 로스터 자리 하나가 더 많은 걸 말해주는 경우가 은근 많음. 관련 기록은 MLB 공식 사이트와 Baseball-Reference에서 확인 가능함. 순위·기록은 sportsrank.net(sportsrank.net)에서도 같이 참고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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